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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오픈 우승 이끈 디섐보의 인생 벙커샷

US오픈 우승 이끈 디섐보의 인생 벙커샷

기사승인 2024. 06. 17. 08:11
최종 6언더파 274타 우승
매킬로이 후반 난조로 자멸
김주형ㆍ안병훈 파리올림픽 티켓 획득
Getty Images via AFP)
브라이슨 디섐보가 16일(현지시간) PGA 투어 US오픈 우승을 확정한 뒤 모자를 휘두르며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LIV(리브) 골프 대표주자 브라이슨 디섐보(31·미국)가 로리 매킬로이(35·북아일랜드)를 접전 끝에 누르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 우승했다.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연출된 매킬로이의 약 1m 파 퍼트 실수와 디섐보의 환상적인 벙커샷이 두 선수의 운명을 갈랐다.

디섐보는 16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 리조트 앤드 컨트리클럽(파70) 2번 코스에서 마무리된 제124회 US오픈(총상금 2150만 달러) 4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3개 등으로 1오버파 71타를 쳤다. 디샘보는 최종합계 6언더파 274타로 매킬로이를 1타차 따돌리고 우승상금 430만 달러를 획득했다.

3타차 단독선두로 마지막 날 라운딩에 돌입한 디섐보는 전체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아 매킬로이에게 추격을 당했다. 매킬로이는 13번 홀 버디로 한때 2타차 단독선두가 되면서 우승이 유력했다. 하지만 후반 매킬로이가 스스로 무너지면서 혼전 양상이 전개됐다.

매킬로이는 15번 홀(파3)에서 7번 아이언으로 친 샷이 그린 뒤로 크게 넘어가면서 보기를 적어냈다. 디섐보도 15번 홀에서 1.3m의 짧은 파 퍼트를 놓치고 말았다. 여전히 1타차 선두였던 매킬로이는 16번 홀(파4)에서 80cm 파 퍼트가 홀 왼쪽을 돌아 나오면서 또 보기를 저질렀다. 마지막 18번 홀도 마찬가지였다. 매킬로이는 거의 넣을 것으로 보였던 약 1m 파 퍼트가 빗나가면서 고개를 숙였다. 디섐보는 파만 해도 우승할 수 있는 18번 홀에서 티샷이 왼쪽으로 크게 휘면서 코스 내 황무지로 들어갔고 두 번째 샷은 벙커에 빠졌다. 그러나 디섐보는 이 순간 집중력을 발휘했다. 55야드 거리에서 때린 벙커 샷을 핀 1m 거리에 붙인 뒤 끝내 파 세이브에 성공하며 1타차 우승을 확정했다.

Getty Images via AFP)
브라이슨 디섐보가 16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 리조트 앤드 컨트리클럽(파70) 2번 코스에서 마무리된 제124회 US오픈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디섐보의 US오픈 우승은 2020년 이후 4년만이다. LIV 골프 소속 선수로는 지난해 PGA 챔피언십의 브룩스 켑카에 이어 2번째 메이저대회 제패다. 디섐보는 PGA 투어 8승을 기록한 뒤 2022년 LIV 골프로 이적했다.

필드 위의 물리학자라는 별명을 가진 디섐보는 철저한 자기관리로 부활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헐크라고 불리던 2019년 말부터 3년 가까이 하루 6~8잔의 단백질 셰이크를 포함해 5500칼로리를 섭취하며 몸무게 110㎏를 유지했다. 이때 디섐보는 비거리 400야드에 도전할 정도로 엄청난 장타자였다. 그러나 2022년 손목 부상과 호흡기 질환에 시달린 뒤 성적이 곤두박질치자 철저한 자기관리로 현재는 90kg 안팎 몸매를 유지하고 있다. 디섐보는 시상식 인터뷰에서 "아직도 18번 홀 파 세이브가 믿기지 않는다"며 "아마 내 인생 최고의 샷일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경기 도중 뒤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역전패당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며 "매킬로이가 퍼트 실수를 하는 행운도 따랐다"고 덧붙였다.

반면 지난 2011년 이 대회 우승자 매킬로이는 뒷심 부족으로 2년 연속 US오픈 준우승에 그쳤다.

한국 선수 중에는 김주형(22)이 공동 26위(6오버파 286타)가 가장 좋았다. 이번 대회 결과 김주형은 2024 파리올림픽 출전을 확정했다. 경기 뒤 US오픈 결과가 반영된 세계랭킹이 발표됐고 한국은 26위 김주형과 27위 안병훈이 두 장의 티켓을 나눠가졌다. 안병훈은 US오픈에서 컷 탈락했지만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해 기쁨을 만끽했다. 김시우(29)는 공동 32위(7오버파 287타), 김성현(26)은 공동 56위(12오버파 292타)로 대회를 마쳤다.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28·미국)는 공동 42위(6오버파 216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9·미국)는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며 또 한 번 컷 탈락의 수모를 당했다. 우즈는 2라운드까지 합계 7오버파 147타를 적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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