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금융안정보고서] “부동산PF 대출 연체율 상승세 지속…부실 위험 확대”

[금융안정보고서] “부동산PF 대출 연체율 상승세 지속…부실 위험 확대”

기사승인 2024. 06. 26. 11:51
clip20240626115044
/한국은행
부동산 시장의 부진이 지속되고 건설원가가 상승하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위험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부동산PF 대출의 연체율이 2021년 이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어 부실 자산에 대한 경·공매를 통해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 내 '부동산PF 관련 금융 익스포저 현황 및 리스크 점검'에 따르면 국내 금융회사의 부동산PF 대출잔액은 1분기 말 134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은은 부동산PF 대출 증가세는 지난해부터 둔화됐다고 진단했다. 2022년 하반기 이후 부동산시장이 부진해진 가운데 금융기관이 자산건전성 관리 강화 등을 위해 부동산PF에 대한 신규대출 취급을 자제한 데 따른 결과다.

부동산PF 대출의 연체율은 3.55%로 2021년 이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2021년 0.4%, 2022년 1.2%, 2023년 2.7% 등으로 매년 상승해오고 있다.

특히 증권사(17.6%)와 저축은행(11.3%), 여전사(5.3%)의 연체율이 타 업권 대비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한은은 부동산PF 관련 브릿지론과 본PF 대출 등 모두 질적으로 저하됐다고 분석했다.

브릿지론은 관련 신용경계감 확산 등으로 본PF대출로 전환되지 못하고 만기를 연장하는 경우가 늘어나며 대출기간이 장기화되고 있으며, 대출금리도 높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본PF대출의 경우에도 시공사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상존하고 미분양 리스크도 있어, 입지여건 등이 불리한 사업장의 미분양 리스크가 증대될 수 있다.

한은은 증권사 PF채무보증의 경우 중소형 증권사가 대형사에 비해 건전성 저하 속도가 빠르다고 진단했다. 중소형 증권사의 자기자본대비 PF채무보증 비율은 2022년 6월 말 46.5%에서 올해 3월 말 33.0%로 하락했다. 전체 PF채무보증 중 브릿지론 비중(33.0%→27.9%)과 중·후순위 비중(78.6%→72.3%)도 축소됐다.

그러나 대형 증권사에 비해 리스크가 큰 브릿지론이나 중·후순위 비중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PF채무보증의 건전성 저하 속도도 빠르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예상치 못한 외부 충격으로 단기금융시장 전반에 유동성 경색이 나타날 경우 증권사의 유동성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에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유동성 상황을 지속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PF채무보증을 보유한 증권사들이 대체로 현금 등 유동성 자산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어, 증권사의 PF채무보증 현실화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책임준공형 관리형(책준형) 토지신탁을 통해 부동산신탁사의 우발채무가 현실화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책준형 토지신탁은 신용도가 낮아 자체 책임준공 확약이 어려운 시공사가 주로 참여하며, 비아파트 주거시설 및 상업시설 등 부동산 경기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시설의 비중이 높아 차입형 토지신탁에 비해 리스크가 높은 편이어서 부동산신탁사의 책임준공기한 미준수로 인한 우발채무 현실화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한은은 부동산PF 공사를 진행하는 시공 주체이자 PF 대출 및 유동화증권에 대한 보증을 제공하는 신용공여자인 건설사가 부동산PF 관련 리스크 확산 과정에서 중요한 매개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지난해 건설사들의 이자보상배율 및 유동비율이 하락한 가운데 부채비율도 상승하는 등 이자지급능력, 유동성, 안정성 측면에서 재무건전성이 저하됐기 때문이다. 신규 수주 및 인허가 위축으로 수익성 부진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도 예상됐다.

한은은 부동산PF 금융 익스포즈가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이 직면한 주요 리스크 요인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한은은 "익스포저 금액이 여전히 230조원 규모로 큰 가운데 부동산시장의 부진이 지속되고 건설원가 상승 등으로 PF사업성이 저하되면서 부실 위험이 다소 증대된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그동안 충당금 적립 확대, 자본확충 등으로 금융기관의 손실흡수력이 제고된 점을 고려할 때 PF사업장의 잠재리스크가 현실화돼 시스템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금융감독당국이 발표한 부동산PF 연착륙 방안도 PF관련 시장의 불확실성 및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일부 비은행업권의 경우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부실 자산에 대한 경·공매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