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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화재로 망가지는 ‘세계 최대 습지’ 판타나우…비상사태 선포

가뭄·화재로 망가지는 ‘세계 최대 습지’ 판타나우…비상사태 선포

기사승인 2024. 06. 26. 10:23
약 6개월간 화재 3262건…엘니뇨·라니냐로 인한 자연재해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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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부기구(NGO) '판타날 SOS'가 공개한 영상에서 습지 화재로 인해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판타나우 SOS
세계 최대 습지이자 다양한 생물의 보고로 꼽히는 브라질 판타나우(영문명 판타날)이 역대 최대 규모 화재로 소실되고 있다.

G1 등 현지 언론은 브라질 중서부 마투그로수두술주(州)는 24일(이하 현지시간) 판타나우에 6개월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보도했다. 주 당국은 이 기간 중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화재에 신속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질 연방정부는 소방비행기 7기를 지원하기로 했다.

브라질 연방기구인 국립우주연구소(INPE)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3일까지 판타나우에서 3262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이는 1998년 국립우주연구소가 위성으로 판타나우 화재 감시를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화재가 발생한 2020년과 비교할 때 33% 늘어난 수치다.

리우데자네이루대학교 환경위성연구소는 올 상반기 화마가 휩쓴 판타나우의 면적을 62만7000㏊(헥타르)로 분석했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2160배에 달하는 습지가 초토화됐다. 이 가운데 약 78%에 달하는 48만㏊는 비상사태를 선포한 마투그로수두술주의 땅이었다.

판타나우의 화재는 극심한 가뭄이 지속되면서 늘고 있다. 가장 큰 물줄기인 파라과이강의 수위가 한때 약 7㎝까지 낮아지는 등 전례 없는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현지 언론은 "7월 건기를 앞두고 판타나우에서 화재의 위험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했다. 마리나 실바 브라질 환경장관은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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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판타나우에서 가뭄으로 악어가 말라죽어 있다./판타나우 SOS
근본적인 원인은 엘니뇨와 라니냐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전문가는 "브라질 남부를 강타한 초유의 폭우와 홍수사태, 중서부 판타나우를 바짝 마르게 하고 있는 가뭄 등은 엘니뇨와 라니냐가 가져온 자연재해"라고 말했다.

화재가 인재인 경우도 있다. 농사를 준비하기 위해 농민들이 피운 불이 번져 판타나우 습지를 잿더미로 만든 사례가 다수 있었다. 브라질은 연말까지 농사를 위한 불놓기를 금지했다. 실바 장관은 "올해는 불놓기를 금지한 만큼 적발되면 범죄로 간주하고 처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판타나우 보호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비정부기구(NGO) '판타나우 SOS'는 최근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화재 관련 동영상을 올렸다.

해당 영상에서는 마치 성벽을 둘러친 것처럼 붉게 타오르고 있는 화마의 장벽, 불길은 보이지 않지만 습지에서 피어오르는 연기 기둥들이 보인다. 극심한 가뭄을 견디지 못하고 바짝 말라죽은 악어도 포착됐다.

판타나우 SOS는 "앞으로 더 큰 피해가 날 것인지는 우리 인간에게 달려 있다"며 화재 예방과 진압에 최선을 다하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판타나우는 브라질 국경 안쪽으로 마투그로수두술과 마투그로수 등 2개 주 사이 아마존 아래에, 국경 밖으로는 볼리비아와 파라과이에 걸쳐 펼쳐져 있다. 면적은 1950만㏊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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