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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저조한 보험료 카드납부에 소비자 불편 지속

여전히 저조한 보험료 카드납부에 소비자 불편 지속

기사승인 2024. 06. 25. 18:06
보험료·카드사간 수수료 이겸 팽팽
보험료 카드 납부 안되 고객 불편
22대 국회 보험업법 개정안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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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보험료를 신용카드로 내는 '보험료 카드납 지수'가 저조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카드 수수료를 두고 보험사와 카드사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어서다. 보험료를 카드로 내고 싶어도 낼 수 없는 상황에 보험 계약자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보험료 신용카드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22대 국회에서 발의됐다. 수년째 지속되는 보험료 카드납 논쟁이 다시 수면 위에 올라왔지만 보험사와 카드사의 입장차가 좁혀질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다.

25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생명보험사의 카드납 지수는 3.8%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4.1%)보다 0.3%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같은 기간 손해보험사의 카드납 지수는 0.2%포인트 낮아진 30.5%로 집계됐다. 카드납 지수는 전체 수입보험료 가운데 카드결제 수입보험료의 비율을 뜻한다.

특히 생명보험사 가운데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카드납 지수가 0%다. 신용카드 결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했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의 카드납 지수는 0.3%이지만, 이 역시 일부 상품에 대해서만 삼성카드 납부가 가능하다.

이처럼 생명보험사의 카드납 지수가 저조한 데, 이는 손해보험사보다 장기 계약이 많은 생명보험사의 특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손해보험사의 카드납 지수가 월등히 높은 건 자동차보험에 대한 카드납부가 많아서다. 자동차보험은 1년에 한 번 결제하는 만큼 수수료 부담이 적다는 설명이다.

보험업계가 보험료 카드납부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는 건 수수료가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보험계약자가 신용카드로 보험료를 결제하게 되면 보험사가 결제 금액의 일정 비율을 카드사에 지급해야 한다. 보험사가 신용카드 가맹점으로 계약을 하고, 카드 이용에 대한 수수료를 내는 구조인 셈이다.

보험료 카드납부 수수료율은 약 2%대 수준인데, 보험사들의 사업비 부담으로 이어진다. 보험사들은 사업비 부담이 커지면 결국 보험료 인상이 될 수밖에 없어 고객에게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하소연한다. 카드결제로 인해 발생하는 수수료 부담을 고객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사업비 부담이 커지면 결국 고객의 보험료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며 "수수료율이 합리적으로 낮아진다고 하면 보험사들도 일정부분 감내할 의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험료 카드결제로 인해 이익을 보게 되는 카드업계가 전향적으로 수수료율을 낮춰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소비자의 결제 편의성을 제고하기 위해 보험사와 카드사가 일정 부분 양보해야 한다는 얘기다.

반면 카드사들은 적격비용에 따라 수수료율을 책정하고 있는데다, 보험사에만 원가 이하의 가맹점 수수료율을 적용할 수는 없다고 반박한다. 다른 대형 가맹점과의 형평성 문제도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업계는 금융위원회가 정한 적격 비용에 따라 수수료율을 책정하고 있고, 대형 가맹점의 경우 원가 이하로는 가맹점 수수료 책정을 못하게 돼 있다"며 "대형 가맹점에 속하는 보험사에만 다른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보험료 카드납 논쟁은 이미 10년 이상 지속된 논쟁인 만큼 양 측의 입장차가 좁혀질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고 본다. 이전에도 보험료 카드납부 의무화 관련 법안이 발의된 바 있으나 모두 폐기됐다. 수수료를 둘러싼 보험사와 카드사의 갈등이 지속되면서 결제수단 선택권이 제한되고 있다는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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