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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신종자본증권 투자, 신용도와 거래대금부터 고려해야

[칼럼]신종자본증권 투자, 신용도와 거래대금부터 고려해야

기사승인 2024. 06. 2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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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주 아시아투데이 전문기자
금융회사는 물론 일반 기업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이어지면서, 이들 채권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금융회사들은 수천억원 단위로 꾸준히 발행해 왔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일반기업들도 발행을 늘렸다. SK텔레콤이 지난해 4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고, 올해는 CJ CGV와 JTBC, 신세계건설 등이 발행에 나섰다. 풀무원도 7월 중 7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일반채권과는 달리 만기가 없는 영구채이고, 이자를 지급하지 않거나 뒤로 미룰 수 있다. 또 회사가 망할 경우 돈을 받는 순서가 가장 늦은 '후후순위 채권'이다. 따라서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잡힌다. 부채비율에 포함되지 않아 금융회사의 경우 바젤3 기준 자본비율을 높일 수 있다.

영구채지만 투자자들은 만기가 있는 고금리 채권으로 보고 투자한다. 보통 발행회사가 만기 전 미리 채권을 상환할 수 있는 중도상환옵션(Call Option)을 행사하므로, 첫 번째 중도상환일을 만기로 본다.

금융회사가 중도 상환하지 않을 경우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 2021년 흥국생명이 외화 신종자본증권 중도상환을 거부했다가 자본시장의 불활실성이 커지자 금융당국이 나서 상환하도록 했다. 일반기업 경우에도 중도상환 하지 않으면 추가로 2~3%의 금리를 더 지급해야 하는 소위 스텝업(Step-up) 조항이 있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중도 상환한다.

중도상환일은 채권마다 다르다. 금융회사 신종자본증권은 5년 이상만 자본비율을 올릴 수 있어, 대부분 5년 만에 중도 상환된다. 반면 일반기업의 경우 별다른 제약이 없어 중도상환 기한이 2년이나 3년으로 짧은 경우가 많다.

최근 투자자들이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내는 이유는 금리 때문이다. 국고채 5년 금리가 3.3% 정도이고 정기예금 금리도 3% 초반에 불과한데, 신종자본증권 금리는 금융회사가 4~5%대, 일반기업은 7~8%대 고금리다. 금리 측면에서 상당히 매력적인 투자처인 셈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신종자본증권에 투자할 때는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무엇보다 채권을 발행한 회사의 지속가능성을 살펴봐야한다. 일반기업 신종자본증권은 부채가 많은 회사들이 발행하는 경우가 많아, 특히 조심해야 한다. 금리가 매력적이어서 어느 정도 리스크를 감내할 수 있다면, 원금과 이자를 못 받더라도 큰 타격이 없는 수준에서 매수해야 한다.

또 유동성을 고려해야 한다. 거래소 장내시장에서 대부분의 신종자본증권은 거래가 아주 적거나 아예 없는 날도 있다. 투자자가 원하는 금액을 사고 팔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급전이 필요해 팔려고 하면, 손해를 보고 싸게 내놓을 수 밖에 없다.

큰 금액의 신종자본증권을 매수할 때는 거래소를 거치지 않고 증권사에서 개별적으로 사는 장외거래가 있다. 하지만 살 수 있는 종목이 많지 않고 수익률이 거래소보다 낮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세전이 아닌 세후 금리를 고려해야 한다. 같은 수익률이라면 표면금리가 낮은 채권을 사는 것이 유리하다. 참고로 증권사 주문화면에서 매매수익률은 영구채를 가정한 수익률이며, 중도상환일을 기준으로 하면 매매수익률이 달라진다.

매매비용 역시 고려해야 할 요소다. 장내거래는 어느 증권사에서 사든 가격이 동일하기 때문에, 수수료가 낮은 회사를 고르는 것이 유리하다. 대부분 증권사는 0.3% 내외의 수수료를 받고 있는데, 가장 낮은 증권사는 0.035%를 받고 있다. 1억원 규모를 매매할 경우 약 26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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