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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여당엔 있고 야당엔 없는 것

[기자의눈] 여당엔 있고 야당엔 없는 것

기사승인 2024. 06. 18. 21:18
박지은 사진
박지은 정치부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언론을 "검찰의 애완견"이라고 비난한 걸 두고 사회적 파장이 일었지만 야권 내부는 조용하다. 오히려 양문석·노종면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를 두둔하고 감싸는 분위기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의 대표이자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의 입에서 거칠다 못해 과격한 발언이 나왔지만 야권 내에선 그를 비판하는 이를 찾아보기 어렵다.

지금의 민주당에는 이 대표와 경쟁하거나 그를 견제할만한 인물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이 대표와 지난 2022년 당 대표 경선에서 실력을 겨뤘던 박용진 전 의원은 금뱃지를 내려놨고, 그를 비판하던 이낙연·이상민·조응천 전 의원 등은 당을 떠났다. 민주당의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도 8월 중순 열릴 예정이지만, 이 대표 추대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한다면 이 대표와 맞서는 일이니 다들 꺼리는 눈치다. 민주당에서 이 대표는 초원을 평정한 맹수와 다름 없다.

만약 국민의힘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이가 언론을 애완견에 빗댔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일단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이 일제히 페이스북에 비판 혹은 우려의 목소리를 남길 가능성이 크다. 이들의 논쟁 속에 발언한 이의 언론관부터 보수 정치인이 갖춰야할 말의 품격, 과거 말실수까지 모두 도마 위에 오를 것이다. 결국 하루 반나절만에 발언자는 고개 숙여 사과하고 여권 잠룡(潛龍)들의 말잔치는 마무리 국면에 접어드는 그림이 그려진다.

민주당엔 없는 잠룡 간 경쟁구도가 국민의힘에는 살아있기 때문이다. 헌정사상 최약체 여당이라는 국민의힘이 가진 희망도 여기에 있다. 정부의 '해외직구 정책'을 두고 여권의 주자들이 주고받은 토론도 짧았지만, 국가의 국민보호와 자유에 대한 서로 생각을 논하지 않았나. 경쟁은 서로를 강하게 만들고 견제는 자정의 선순환을 불러온다. '소수여당' 국민의힘이 '거대야당' 민주당과 맞설 힘도 차기 주자들의 경쟁과 성장에서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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